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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수    차세대 이동통신엔 어떤 주파수가 쓰일까? 2011/12/13

▶ 황금 주파수를 잡아라!

2011년 주파수를 놓고 국내 이동통신 기업간에 혈전이 벌어졌다. 6월 29일 전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최초로 주파수 경매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주파수 경매란 이동통신에 사용할 수 있는 특정 대역의 주파수를 기업이 경매를 통해서 정부로부터 받는 제도다.

결국 법이 개정된 지 두 달 만인 8월 29일 SK텔레콤이 9,950억 원을 내고 1.8GHz의 주파수를 휴대전화용으로 할당받았다. 이 기업에겐 주파수란 적어도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셈이다. 당시 신문과 방송에선 ‘황금 주파수’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앞으로 주파수 전쟁은 이동통신 시장이 새로운 기술로 재편될 때마다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에선 기업들에게 주파수를 판매하지 않고 임대한다. 주파수가 공공자원이기 때문에 기업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니 새로운 개념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나오면 저마다 좋은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 주파수가 뭐길래?

주파수란 ‘전파나 음파가 1초 동안에 진동하는 횟수’다. 100MHz(메가헤르츠) 주파수의 전파는 1초에 1억 번 진동하는 전파라는 의미다. 주파수가 낮은 전파일수록 멀리 퍼져나가는 특징이 있다. 회절성도 높아진다. 장애물을 만나도 휘어 들어가고, 얇은 벽 같은 것은 쉽게 뚫고 나간다. 이에 비해 주파수가 높은 전파는 직진하는 성질이 강해지고, 장애물을 만나면 반사된다. 따라서 이동통신용 전파는 주파수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주파수가 낮으면 기지국을 적게 세워도 된다. 지하도나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에서 끊어지는 일도 월등히 줄어든다. 하지만 휴대전화용으로 쓸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은 한정돼 있다. 전파를 쓰는 장비가 휴대전화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주파수별로 다양한 전파기기를 사용해야 하니 국제적으로 쓸 수 있는 주파수의 대역도 서로 약속을 한다. 우선 주파수가 0.3MHz 이하로 낮은 초장파, 장파 등은 비상용으로 많이 쓰인다. 해상통신, 표지통신, 선박이나 항공기의 유도 등에 쓰인다.

0.3~800MHz 정도의 주파수는 단파방송, 국제방송, FM 라디오, TV방송 등에 고루 쓰인다. 그러다 보니 휴대전화 몫으로 할당되는 건 보통 800MHz부터다. 3GHz(기가헤르츠, 1GHz는 1000MHz) 이상이면 직진성이 매우 강해져 인공위성이나 우주통신 등 특별한 경우에만 쓰인다. 결국 개인용 이동통신에는 약 800MHz~3.0GHz 사이의 전파만 쓴다.

가장 인기 있는 주파수는 역시 가장 진동수가 낮은 800MHz 대역이다. 1.8GHz나 2.1GHz 등 다른 휴대전화용 주파수에 비해서 기지국을 적게 세워도 되고, 통화성공률도 우수하다. 이 대역을 흔히 황금 주파수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처음에는 800MHz 대역 주파수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실시했다. 그리고 2세대(2G)서비스인 개인휴대통신(PCS)이 등장하면서 1.6~1.8GHz 인근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했다.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은 800MHz 대역에서 서비스를 했고, 이후 800MHz 대역을 사용하던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800MHz를 독점해왔다. 1.6~1.8GHz 대역 사업자인 KT나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같은 통화품질의 통신을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기지국과 중계기를 설치해야 했다.

▶ 속도 결정짓는 건 ‘대역폭’

전파란 고속도로와 같다. ‘한 시간에 얼마나 많은 차를 보낼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건 제한속도보다는 도로의 너비다. 16차선 도로와 2차선 도로에 지나갈 수 있는 차량 숫자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주파수도 마찬가지다. 라디오 전파는 크게 AM과 FM 두 종류가 있다. FM라디오는 생생한 스테레오 음질로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AM라디오는 잡음도 많고 음질도 좋지 못하다. FM라디오가 주파수가 더 높아서 좋은 음질을 보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생각은 틀렸다.

원인은 대역폭, 즉 전파의 폭 때문이다. 예를 들어 KBS2 FM라디오는 주파수로 89.1MHz를 쓴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89.0~89.2MHz를 쓴다. 즉 0.2MHz의 폭만큼 넓은 길에 전파를 보내는 것이다. 반면 AM라디오의 대역폭은 0.009MHz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 겨우 사람 목소리 정도만 전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휴대전화 같은 이동통신기기의 데이터 전송속도도 주파수보다는 대역폭이 중요하다. 최근엔 고용량 사진, 동영상 등을 주고받아야 하는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데이터 요구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 차세대 이동통신엔 어떤 전파 쓰일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2012년 말까지 3162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1년 1월 기준 5496TB(테라바이트, 1TB는 1024GB)였던 국내 무선 데이터 전송량이 2015년이면 8.7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런 고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누구에게나 풍족하게 주파수를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이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회사들은 현재 아날로그 TV 방송용으로 쓰고 있지만 2012년 말 디지털 TV방송이 시작되면 모두 회수될 예정인 700MHz 주파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주파수는 전파 회절성이 좋아 기존에 사용하던 800~900MHz 주파수와 연계하면 4G 이후 차세대 휴대전화 서비스에 쓸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4G 서비스가 정착될 것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역시 언젠간 개발될 것이다. 어떤 휴대전화 서비스를 선택하느냐는 소비자의 몫이지만, 꼭 최고 속도를 내는 서비스가 가장 좋은 건 아니다. 속도는 조금 느려도 안정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훨씬 더 만족스러운 통신을 즐길 수 있다. [네이버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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