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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수    ‘별 삼키는 블랙홀’ 국내 연구진 첫 포착 2011/08/29

국내 연구진이 보현산천문대(경북 영천시) 등 우리 관측시설을 이용해 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순간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의 임명신(43·사진·초기우주천체연구단장) 교수 연구팀은 24일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등이 참여한 6개국 국제공동연구팀이 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삼키면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36년 전의 예견을 실제 관측을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에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과 한국천문연구원의 전영범·성현일 연구원을 비롯해 미국, 이탈리아, 영국, 일본, 대만 등 6개국 58명이 참여했다. 우리 연구팀은 감마선과 근적외선 관측자료의 80%를 제공하고 해석 과정에 참여하는 등 이번 연구를 주도했다. 논문은 저명 과학저널 <네이처> 25일치(현지시각)에 실렸으며, 이 저널의 주요 논문 해설란인 ‘뉴스와 전망’에도 소개됐다.

은하 중심부에는 태양보다 100만~수십억배 더 무거운 거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지구에서 3만 광년(빛이 진공에서 1년 동안 진행한 거리) 떨어진 우리은하 중심부에도 태양의 460만배인 거대질량 블랙홀이 있다. 천문학자들은 1975년 어느 별이 이 ‘매머드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가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고 그 잔해가 블랙홀로 떨어지면서 밝은 빛을 낼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실제로 관측되지 않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나사의 ‘스위프트 위성’이 지난 3월28일 39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은하의 중심부가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을 발견한 데 주목했다. 이 폭발 현상은 수초~수백초밖에 지속하지 않는 감마선 폭발과 달리 수개월이 지나도록 지속적으로 관찰됐다. 이 천체에는 ‘스위프트 J1644+57’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구팀은 보현산천문대의 1.8m짜리 망원경에 설치된 근적외선 카메라 등 우리나라 연구진이 국내외에서 운영하는 5개 시설을 포함해 세계 곳곳의 천문관측시설로 가시광선, 근적외선, 엑스선, 감마선, 전파 등 5종의 관측자료를 모았다. 이 천체가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분석한 결과 별이 거대질량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가자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조석력)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각들은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며 커다란 원반(강착원반)을 형성하고, 그 잔해들이 블랙홀 중심부로 떨어질 때 강력한 자기장의 영향으로 강한 광선다발이 특정한 방향을 향해 뿜어져 나오는 현상(제트)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임명신 교수는 “이론으로만 예견된 현상을 직접 관측해 거대질량 블랙홀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도 예측하지 못했던 광선다발의 분출 현상을 발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하 중심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우연히 광선다발의 방향이 지구를 향한다면 최대급 태양 플레어(태양의 표면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갑자기 폭발하는 현상)보다 100배 이상 강한 폭발현상이 상층대기권을 이온화시켜 지구 생명체에 위협을 가할 수 있지만 실제 발생할 확률은 1000억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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