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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수    연탄구멍은 왜 22개일까? [구공탄에 숨은 과학] 2009/12/03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제 맛~” 만화영화 둘리에 등장하는 가수 마이콜의 18번은 ‘라면송’이다. 굳이 마이콜의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더라도 ‘구공탄’이라는 단어는 우리 문화 속에 자주 등장한다. 구공탄이라는 단어는 어디서 생긴 것일까.

명확하진 않지만 연탄의 또 다른 이름인 ‘구멍탄’의 발음이 변하여 구공탄이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과거에는 연탄에 19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으니 ‘십구구멍탄’ 이라고 부르다가 어감이 좋지 않은 앞의 10을 떼어내고 발음을 압축해 ‘구공탄’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지금도 ‘구멍탄’이라고 부르며, 산업표준에도 연탄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구멍탄’이라고 기록돼 있다. 결국 구공탄은 ‘연탄’인 셈이다.

연탄의 이름은 뚫려 있는 구멍의 숫자로 구분한다. 22개가 뚫려 있으면 22공탄 이라고 부르는 식이다. 이런 계산법을 들어 구공탄을 구멍이 9개만 뚫려 있는 작은 연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국내에 구멍 9개짜리 연탄이 판매된 적은 없다.


19공탄이 사라진 이유

연탄구멍은 공기 순환을 도와 연탄에 불이 잘 붙도록 만들고, 연소효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연탄구멍의 숫자는 지역, 석탄의 품질, 연탄제조 기술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1989년에 제정된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산업표준에 따르면 국내 연탄 규격은 1~5호까지 있다. 가정용 연탄은 2호로 규정돼 있다. 지금도 군부대나 산업현장 등에서 3호 또는 4호 연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니 연탄이라는 말은 지름15.8cm, 높이 15.2cm의 2호 연탄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리지 않는다.

연탄구멍의 숫자는 산업표준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하지만 정해진 규정은 필요하다 보니 대부분의 연탄 생산업자들은 약속처럼 숫자를 정해 놓고 사용했다. 1970년대 초반부터 바뀌기 시작해 현재는 22공탄 또는 25공탄을 쓴다. 그 이전에는 19공탄을 썼다.

연탄구멍의 숫자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석탄을 가공하는 기술이 떨어져 구멍의 숫자를 적게 뚫을 수밖에 없었지만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구멍 숫자를 늘렸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음식을 만들 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화력을 높이기 위해 구멍 숫자를 일부러 늘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평생 연탄을 연구해온 김두용 삼천리E&E 전무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불꽃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연탄을 난방은 물론 취사용으로도 사용했는데, 구멍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불꽃도 강해져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화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남부지방은 25공탄, 중부 및 수도권 지방은 22공탄… 왜?

현재 국내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22공탄을 사용한다. 다만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 일부 지역은 이와 다른 25공탄을 쓴다. 이에도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과거 남부지방에서는 전라남도 화순에서 생산된 무연탄(無煙炭)으로 연탄을 만들어 썼다. 화순 지역에서 생산된 무연탄은 흑연 함량이 높아 불이 잘 붙지 않았다. 이렇게 만든 연탄의 착화온도는 600도 정도. 반면 강원도 쪽 무연탄을 사용하는 중부, 수도권 지방 연탄의 착화온도는 450~550도 정도다.

그러다 보니 결국 화순 지역의 무연탄을 공급받는 업자들은 연탄구멍의 숫자를 늘렸다. 연소표면적을 늘려 부족한 화력을 높인 셈이다. 김 전무는 “현재는 수입석탄 사용도 늘어나고, 정제기술도 좋아져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관습적으로 아직도 25개의 연탄구멍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탄 연구는 끝나지 않았다

현재 남한에선 연탄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아직도 연탄을 난방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북한에서는 지금도 연탄 연구가 한창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과학기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www.nktech.net)를 살펴보면 매년 연탄관련 연구 성과가 수시로 등록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 해 2월 연탄구멍의 크기, 숫자가 완전연소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진행했다. 북한 국가과학원은 북한 주민들의 잦은 연탄가스 중독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산화탄소를 가장 적게 낸다는 연탄구멍의 크기와 규격 등을 연구해 발표한 것이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가과학원 환경공학연구소 김혜림 박사는 2008년 2일 2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연탄을 땔 때 일산화탄소가 방출되는 원인은 구멍탄의 치수가 불합리한 데 있다”고 발표했다. 연탄의 높이가 기존 11㎝와 달리 7~9㎝일 때, 구멍 직경은 1.5㎝일 때, 구멍 개수는 16~19개일 때 일산화탄소가 가장 적게 배출됐다고 북한 TV가 보도한 사실이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정부연구기관 차원의 연탄 연구는 중단된 상태지만 민간에서는 아직도 연탄의 효율성을 일부 연구하고 있다. 삼천리E&E는 연기가 많이 발생해 국내에선 연탄 재료로 사용하지 않는 유연탄(有煙炭)을 완전 연소하는 기술을 2005년 개발하고, 이 기술을 이용해 몽골 연료시장에 뛰어 들었다. 현지법인 ‘선진에너지’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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